제 머릿속에는 설렁탕은 감미옥이라는 공식이 있습니다. 물론 부산에도 유명하고 맛있는 설렁탕집이 많지만 감미옥은 개인 취향일 수도 있지만 확실히 좀 다르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럼 분당 감미옥 다녀온 후기 시작하겠습니다.
며칠 전에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 순천향병원에 갔었습니다. 하루 종일 검사를 하시느라 지친 몸으로 감미옥에 들렀습니다. 아무 말 없이 설렁탕을 시켰습니다.
테이블마다 "식사할 때는 대화 자제"라고 적어놨더군요. 씁쓸한 마음이 잠깐 들었지만 설렁탕을 마주할 마음에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몇 년 전에 방문했지만 설렁탕 맛을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좀 이른 방문에 빈 테이블이 많이 보입니다. 물론 코로나 여파도 있겠죠. 식당이 벌써 30년이 넘게 영업을 해왔다고 들었는데요. 역시 오래된 냄새가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감미옥 메뉴판
감미옥 설렁탕감미옥 물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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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옥 설렁탕의 차별화는 고깃 국물이 아주 깔끔하고 시원하다는 것입니다. 고깃 국물에 떠다니는 지방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고기 부위가 모두 양지살입니다. 자칫 퍽퍽할 수도 있는 부위이지만 적당한 두께로 썰어서 그런지 야들야들한 식감이 있습니다. 물론 고기 냄새도 전혀 나지 않습니다. 다른 설렁탕집과 비교하자만 아주 미묘한 차이일 수도 있지만 감미옥 설렁탕은 너무 깔끔합니다. 세심함이 느껴져서 여기 설렁탕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를 그냥 이 정도 넣어도 되나 할 정도로 많이 넣고 후추도 이 정도 넣으면 후추 국이 될 텐데 할 정도로 넣어서 깍두기와 김치하고 먹으면 뚝배기에 코를 박고 먹게 됩니다. 그리고 설렁탕이 조금씩 사라질 때마다 슬퍼지는 자신을 확인하게 됩니다.
설렁탕을 떠나보낸 슬픔을 달래기 위해 설렁탕과 함께 물냉면도 시켰습니다. 여기 물냉면도 정말 맛있는데요. 일단 면이 칡 베이스입니다. 그리고 국물이 설렁탕과 마찬가지로 일품입니다. 식초와 겨자를 듬뿍 넣고 먹으면 설렁탕이 잊힐 정도로 맛있습니다.
감미옥 정문감미옥
감미옥 건물입니다. 앞쪽에 공간이 좀 협소하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여기는 거의 기업 수준입니다. 뒤편에 아주 넓은 운동장만 한 주차장이 있고 발레파킹이 기본입니다.